프레젠테이션은 간결한 표현을 통해서 핵심 주제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특히 윈도우의 파워포인트와 맥의 키노트는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구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기능들을 제공한다. 프레젠테이션 작성자는 레이아웃을 시작으로 각 객체들의 위치와 크기 각도는 물론 도형들 간의 선후관계까지도 지정할 수 있으며, 객체별로 폰트 사이즈와 색상을 비롯한 다양한 속성들을 편집할 수 있다. 심지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애니메이션 효과를 이용해 슬라이드 간에는 물론이거나와 슬라이드 안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지정해 줄 수 있으며 온갖 외부 객체들을 임베디드 형식으로 삽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런 거다.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은 한 마디로 말해 웅장하고, 거창하다. 달리 말하면 거추장스럽다.

어떤 새로운 도구를 접할 때 기능이 너무 많으면 사람은 압도당한다. 그 도구 안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 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능은 선택의 폭을 넓혀주지만, 사용자는 매번 이러한 선택의 폭과 씨름을 하고 있어야만한다. 아쉽게도 파워포인트나 키노트 같은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은 이러한 거추장스러움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번 매 슬라이드를 작성할 때마다 수많은 선택지들 앞에 놓이고 만다(회고하건데, 마스터 기능은 이러한 선택지를 간소화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기능은 아니다).

제약된 표현수단으로서의 프레젠테이션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을 뒤로하고, 프레젠테이션으로 거슬러올라가보자.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건 무엇일까?

프레젠테이션은 일반적으로 슬라이드들로 구성이 된다. 각 슬라이드는 화면 전체를 채우도록 설계된 페이지이다. 이 페이지의 밀도는 일반적인 문서보다는 낮은 편이다. 재미있게도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슬라이드는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나 워드프로세스를 통해서 다룰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제약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에서 슬라이드를 지나칠 정도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이는 얼핏 느껴지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제한된 표현 수단이다. 슬라이드 위에 표현될 수 있는 것들은 (도형을 제외한다면) 표제와 본문, 목록, 이미지 정도면 상상할 수 있는 대부분은 커버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은 제약된 텍스트 기반의 표현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약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마자, 프레젠테이션은 훨씬 단순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Deckset(OSX 전용, $29.99)이 등장한다.

Focus on your ideas, not desining slides

슬라이드를 디자인하는 대신, 당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하라.

덱셋의 주장은 정확히 기성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이 제공하는 가치의 안티테제이다. 프레젠테이션이 정말로 제약된 표현수단이라면, 제약된 형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덱셋에서는 이를 위해서 Markdown 문법을 채용하고 있다. 마크다운 문법으로 애니메이션을 표현하거나 도형의 위치를 정의하거나 다양한 외부 객체의 임베디드 형식을 선언하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그 대신에 마크다운 문법이면 표제와 본문, 목록과 이미지 정도는 얼마든지 표현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들로 슬라이드들을 만들고 이 슬라이드들을 엮으면 프레젠테이션이 된다.

즉, 덱셋에서 정의한 규칙에 따라서 마크다운 문서를 작성하면, 이는 프레젠테이션 파일로 변환되어진다. 이를 통해 표현(Designing Sildes)에 대한 섬세한 자유를 버리는 대신, 프레젠테이션의 내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는 Deckset의 특징들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마크다운(Markdown)의 매력

덱셋에서는 마크다운 포맷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한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 옳다. 마크다운 포맷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변환해준다. 그러히다면 마크다운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자. 마크다운 포맷은 이미 PlainText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문서 포맷 중 하나이다. 마크다운은 오직 서식 없는 텍스트만으로 문서를 간단한 서식을 가진 문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마크다운에서 표제어는 다음과 같이 작성된다.

Johann Wolfgang von Goethe bibliography  
=======================================

이는 html으로 변환하게 되면 다음과 같이 변환된다.

<h1>Johann Wolfgang von Goethe bibliography</h1>  

목록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 Römische Elegien
* Die Belagerung von Mainz
* Reineke Fuchs

이는 다음과 같이 변환될 것이다.

<ul>  
  <li>Römische Elegien</li>
  <li>Die Belagerung von Mainz</li>
  <li>Reineke Fuchs</li>
</ul>  

Deckset에서는 아래의 슬라이드로 변환된다.

이렇듯 간결한 표현을 통해서 html이나 서식이 있는 다른 문서 형식, 심지어 슬라이드로 출력이 가능하다. 마크다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해설 처음 마크다운 문법을 소개한 DARING FIREBALL - Markdown: Syntax이나 마크다운 문법의 스펙을 만들고 있는 CommonMark Spec을 참조하기 바란다.

마크다운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마크다운과 같은 PlainText 기반의 텍스트 포맷을 사용하면 몇 가지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읽기와 쓰기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먼저 읽기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마크다운 포맷은 단순한 텍스트 파일이다. 윈도우 메모장으로도 읽을 수 있는 그 텍스트 포맷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우 가볍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 파일을 읽어들일 수 있다. 또한 마크다운 같은 포맷은 사람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즉, 이 텍스트 파일은 언제 어디서라도 별다른 뷰어 없이도 직관적으로 그 뜻일 이해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쓰기라는 측면에서도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텍스트를 쓸 수 있는 어떤 프로그램에서라도 편집이 가능하다. 자꾸 얘기하지만 마크다운 포맷은 그저 텍스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더더욱 중요한 장점을 이끌어낸다. 마크다운 문서를 편집하고자 할 때는, 자신이 선호하는 어떤 편집기를 사용해도 좋다는 점이다.

에디터 선택하기

Emacs, Vim, UltraEdit, EmEditor, SublimeText, Atom, 메모장 할 것 없이 자신이 선호하는 어떤 에디터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연장에서 Deckset의 매우 훌륭한 결정 중 하나는 자체 에디터를 포함하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Deckset은 에디터를 제공하는 대신에 Edit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에디터를 실행시켜주고, 편집중인 파일을 감시해 프레젠테이션 프리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준다.

PlainText 포맷은 일견 원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워드프레세서나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에서 제공하는 고유의 포맷들이 작성한 프로그램에 종속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PlainText 형식은 훨씬 더 범용적이고 일반적이다(무엇보다 이러한 매력에 공감하기 어렵다면, Deckset도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GUI 인터페이스

일반적인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면, Deckset은 반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Deckset은 기본적으로 저작도구가 아니다. 앞서서 이야기했듯이 Markdown 문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텍스트 에디터로 작성하면 그만이다.

Deckset의 역할은 이렇게 만들어진 마크다운 문서가 프레젠테이션으로 어떻게 보일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지원하는 기능은 먼저 프레젠테이션 테마를 선택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Deckset은 커스텀 테마를 만드는 기능도, 이미 있는 테마의 스타일을 수정하는 기능도 (아직은) 제공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몇 가지 테마 중에서 맘에 드는 테마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이는 장점이라고 하기엔 분명한 단점이다).

테마 선택하기

그 외에는 Deckset을 통해서 프레젠테이션을 재생하는 기능과 프레젠테이션을 PDF로 출력하는 기능(이자 핵심기능!)이 있다. 이게 전부다.

마크다운만 안다면 추가적인 학습비용은 없다.

슬라이드 구분

Deckset에서는 ---으로 슬라이드를 구분한다.

# Silde 1

---

# Silde 2

위 내용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다.

자동맞춤(fit 헬퍼)

일반적으로 텍스트는 자신이 한 줄을 넘는지 그렇지 않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Deckset에서는 제목이나 이미지를 넣을 때 길이가 넘치거나 부족하면 한 줄에 딱 맞도록 그 크기를 자동적으로 조절해준다. 이 기능이 바로 Deckset의 킬러 피처이기도 하다. 이 기능이 없었다면 Deckset이 저작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이 매우 원망스러울 것이다.

이는 fit 헬퍼를 붙여서 사용할 수 있다. fit 헬퍼는 Deckset에서만 해석되는 고유한 표현이다.

# Johann Wolfgang von Goethe bibliography

위의 제목을 한 줄에 맞도록 작성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이 작성한다.

# [fit] Johann Wolfgang von Goethe bibliography

다음 이미지는 fit을 통해 어떻게 변환되는 보여준다.

fit 헬퍼는 줄바꿈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주제를 강제하는 프레젠테이션 기법인 다카하시 메서드와도 잘 어울린다. 이를 통해서 직접 폰트 크기 조절해가며 레이아웃 맞추는 일에서 벗어나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코드

Deckset은 기본적으로 코드 신택스 하이라이팅을 지원한다(아무래도 Plain Text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개발 관련 직군에게는 이러한 기능은 아주 매력적이다).

코드 신택스 하이라이팅

또한 코드는 양옆 위아래로 프레젠테이션의 크기에 맞추어 크기가 변환된다(즉, 옆으로 길거나, 행이 많으면 폰트가 작아진다).

코드 오토 스케일링

이미지 배치

Deckset에서는 다양한 이미지 배치를 지원한다. 좌, 우 배치와 다중 분할 및 인라인 삽입을 할 수 있다.

한글 지원

한글 지원에는 문제가 있다. 일단 커스텀 테마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치명적이다. 영어 폰트와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원치 않은 폰트로 한글이 표현될 경우 테마 선택의 폭이 아주 좁아진다(Next Theme 정도가 그나마 나은 것 같다. 필자는 이 테마만 사용한다).

Next Next
Olive Green Olive Green
Plain Jane Plain Jane
Business Class Business Class
Zurich Zurich
Poster Poster
Franziska Franziska
Letters from Sweden Letters from Sweden
Sketchnote Sketchnote
Scherzkeks Scherzkeks

또한 테마에 따라서 이탤릭과 강조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Next 테마에서 기본 스타일을 사용한 슬라이드이다.

한글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러한 사항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 프레젠테이션은 Next Theme 흰색 배경으로 만들어진 문서이다.

디자이너를 위한 Docker 입문 프레젠테이션의 마크다운 원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수식 지원

수식은 Mathjax를 통해서 지원한다. 단, 수식 모듈은 별도로 결제를 해야한다. 가격은 $9.99인데 Deckset 자체가 비싸다보니, 이것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Mathjax와 거의 동일하게 작동한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수식은 한 줄에 작성되며 fit 기능과 같이 알아서 크기를 조절해준다. 수식 기능을 사용하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었으니, 멀티라인 표현을 하면 의도한대로 표현이 되지 않았다.

수식과 표를 사용한 프레젠테이션은 다음을 참조하기 바란다.

The Grammar of Graphics - Algebra 프레젠테이션의 마크다운 원본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다.

Cheat Sheet

이외에 Deckset에서 지원하는 마크다운 형식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Deckset Cheatsheet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결론 - 내가 Deckset을 선택한 이유

여기까지 Deckset의 몇 가지 중요한 특징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Deckset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마크다운 기반이라는 점과 심플한 인터페이스에 있다. 반대로 단점은 자유가 지나치게 제약되어있는 점과 높은 가격에 있다.

필자는 Deskset을 사용하기 이전에 이미 파워포인트나 키노트는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이러한 도구들은 슬라이드 한 장 한 장에 너무 많이 공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그러한 섬세함이 필요할 때는 도움이 되겠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프레젠테이션 저작 도구들은 양날의 검이다. Deckset은 문제를 좀 더 단순하게 만들어준다. 최소한 마크다운 문법을 사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한다는 데 매력을 느낀다면 Deckset은 현재로서는 같은 표현을 통해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도구이다.

그렇다면 다른 Javascript 기반 프레젠테이션 도구들과 비교한다면 어떨까? 이미 많은 라이브러리가 있으며, 개중에는 마크다운을 지원하는 도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eckset을 추천한다.

Deckset 이전에는 항상 org-reveal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해왔다. org-reveal은 org 포맷을 reveal.js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변환해주는 Emacs 플러그인이다. org 포맷을 통한 프레젠테이션 작성이나 마크다운 포맷을 통한 프레젠테이션 작성이나 기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결정적인 문제는 reveal.js와 같은 도구들이 개입되면 또 다시 신경쓸 일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작성하는 단순함은 얻을 수 있지만, 스타일 시트 관리와 pdf 변환, html 배포와 같은 문제들을 새로 신경써야만 한다. 이런 문제들이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html로 화면을 보다가 pdf 미리보기로 화면을 보자 폰트 크기가 미묘하게 달라져서 생각지도 못 한 곳에서 줄바꿈이 생기고, 이미지들의 크기가 달라지고,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Stylesheet나 HTML을 직접 수정하면서 편집해야하기 때문에 또다른 복잡함과 씨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바스크립트 기반 프레젠테이션 도구들은 비슷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복잡함은, 마치 프레젠테이션 저작 도구의 복잡함이 빛을 발할 때가 있는 것처럼, 프레젠테이션에서 Javascript를 마음껏 사용하고 싶다면 분명한 장점이 될 것이다. 그런 장점이 탐날 때가 있지만, 항상은 그런 것은 아니다.

정리하면 이렇다. 제약을 받아들이면 문제는 단순해진다. Deckset의 진짜 역할은 바로 거기에 있고, 마크다운은 이 목표에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러한 제약을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환경에 있다면, Deckset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끝

http://www.decksetapp.com/



이 글이 도움이 되셨나요?

Feedly에서 Remotty 블로그 구독하기
페이스북에서 Remotty 구독하기